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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책리뷰12]말센스(셀레스트 헤들리)

by mongsilmong 2020. 8. 21.

내가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들의 상실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를 내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로 맞받아쳤는지 인식하기 시작했다. 내 아들이 보이스카웃에서 한 아이와 다툰 이야기를 하면, 나는 대학 시절 나와 불화를 겪은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 동료가 해고를 당하면, 나는 그에게 과거 내가 직장에서 쫓겨났을 당시 직업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야기해주곤 했다. 하지만 공감을 위한 내 시도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는 행위가 의도와는 달리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면서 자신의 경험에 공감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도리어 그들에게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인정해달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우리 중 대부분은 누군가가 고민 등 힘든 점을 털어놓았을 때, '나도 그랬어' 또는 '나는 이랬어'라는 식으로 답변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게 상대에게 도움이 될까? 상대가 고민을 털어놓는 동안, 다음에 내 얘기를 하려고 상대의 말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상대의 고민에 내 이야기로 대꾸하면서 '그래 너 잘났다'라는 식의 반응도 이끌어낼 수 있다. 상대의 이야기에 내 이야기로 대꾸하는 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대화의 절반은 말이 아닌 것들이다. 숨소리, 표정, 몸짓 그리고 침묵 속에 말보다 더한 공감력이 있다.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그러한 비언어적 공감을 발휘할 줄 안다는 것이다. 말을 할 때와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이다.

 

(내가 얘기하는 동안 상대가 먼 산만 바라보고, 손을 뜯고, 핸드폰만 만지작 거린다면? 입으로 내뱉은 말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화의 일부분이다.)

 

 

상대의 말에 공감해 주기 위해 굳이 내 얘기를 꺼낼 필요까지는 없다. ~ 대부분의 경우 대화의 초점을 나에게 되돌리는 행위는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칠 가능성이 더 높다. 대화 중에 내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아예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 때문에 대화가 방해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 그래서일까?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카토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말하는 것이 침묵하는 것보다 좋다는 확신이 들 때에만 말한다."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의 대부분은 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말을 줄여왔다. 그러다 말수가 적으니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요즘에는 자주 말을 하곤 하는데, 말은 할수록 느는 것 같다. 는다라는 것이 말을 잘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말의 양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순간을 알아내는 것이 말센스아닐까.)

 

 

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고 싶은 욕구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아주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 그래서일까? 위대한 시인인 알렉산더 포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위험한 짓은 조금만 배우는 것이다." ~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덜 지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오히려 잘 알고 있는 함부로 입을 떼지 않는다. '그렇다더라'라는 카더라식의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구구절절 말을 늘여놓을 뿐이다. 내가 아는 정보만 전달하자. 조금만 알고 얘기하는 것은 결국 나에게 화살이 되돌아 올 수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거나 확실하게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정직하게 모른다고 해야 한다. "진정한 목적은 좋은 사람이 되고, 성장하고, 배우고,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인데, 그렇게 하려면 먼저 '잘 모릅니다'라고 말하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앞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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